강렬하면서도 복합적인 매운맛 고춧가루에 어떤 향신료를 추가로 배합하느냐에 따라 시치미의 종류가 달라지는데요. 매운맛이 강한 빨간 고추(토우가라시)는 시치미의 품질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재료예요. 나가노현에 근거지를 둔 야와타야 이소고로는 향신료로 만들었을 때 가장 적합한 고추를 찾아내기 위해 직접 고추를 재배하고 연구한다고 해요. 실제로 시치미에는 야와타야 이소고로가 엄선한 고추가 무려 60% 가까이 사용되었습니다.
고춧가루의 함량이 높지만, 고춧가루의 풍미와는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시치미의 맛은 상당히 복합적이에요. 한번 맛을 보면 입안 가득 매운맛이 알싸하게 퍼지고 동시에 쓴맛, 단맛, 고소한 맛, 떫은맛 등이 매력적으로 파고듭니다. 향신료 자체만 먹으면 속이 얼얼할 정도로 맵지만, 요리에 가미하면 매운맛이 중화되고 감칠맛은 더 살아날 거예요.
매운 정도 ●●●●○
원재료 고추, 산초, 생강, 진피, 유자, 차조기, 참깨
국물을 칼칼하게, 덮밥을 담백하게 일본 음식 전문점에 가면 시치미가 식탁에 놓인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집에서 시치미를 사용하실 때는 우동, 소바, 전골 등 국물이 있는 음식에 한 번 활용해 보세요. 심심한 국물 맛을 시치미가 칼칼하게 만들어 준답니다. 시치미는 규동, 부타동과 같은 일본식 덮밥과도 궁합이 특히 좋아요. 화끈한 맛의 시치미가 고기류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덕분이죠. 단, 매운 음식을 잘 못 드시는 분들이라면 다소 자극적으로 느끼실 수도 있으니 기호에 따라 사용량을 조절하시는 게 좋습니다. 패키지 캔의 높이는 6.5cm 정도로 앙증맞기 때문에, 캠핑 등 야외 활동 시에 사용하기에도 제격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