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귀농한 선생님, 생애 첫 농사를 짓다 전북 남원시 운봉읍, 지리산 끝자락에는 모든 기본기를 엄격하게 지키며 정직하고 품질 좋은 참기름과 들기름을 생산하는 행복한 정은씨가 있습니다. 주문 후에 착유하는 양심적인 방식, 연구와 시험을 거듭해 맛과 향과 영양을 최적으로 끌어올린 ‘로스팅’이라고 부르는 그녀만의 깨 건조 과정은 처음부터 완성된 건 아니었어요. 서울에서 선생님을 하다 귀농한 후 짓는 생애 첫 농사, 기계도 쓸 줄 몰라 직접 호미로 밭을 다 갈았습니다. 매일 캐낸 돌을 어깨에 지고 나르는 일이 힘들고 또 힘들었지만 그렇게 1년을 버티니 2년 차는 나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이 생겼다고 해요.
품질 좋은 깨로 짜낸 똑똑한 기름 농사지은 깨로 들기름과 참기름을 짜겠다고 하니 모두가 만류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직접 농사지은 깨끗한 깨를 세척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건조하고 짜내는 온도와 방식 하나하나를 다르게 하며 연구에 매달렸고, 그 결과는 놀라웠죠. 품질 좋은 깨를 생으로 짜낸 기름은 영양성분이 뛰어났고, 맛과 향도 기가 막혔어요. 젊은 나이에 서울에서 내려와 농사까지 똑부러지게 짓는 그녀를 동네 사람들은 '똑똑한 정은씨'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처음 기름을 짜서 팔기로 했을 때, 그녀는 당연히 '똑똑한 정은씨의 들(참)기름'이라는 이름을 붙일 생각이었어요.
행복한 정은씨의 마음을 담아 농사를 짓고 수확을 하고, 농촌에 적응을 해 가고, 기름을 연구하던, 여느 때와 다름없던 어느 날, 누군가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너 그렇게 행복하냐”고. 처음 귀농해서 뭣 모르고 웃고 다니는 줄 알았더니, 몇 년이 지나도록 변함없이 웃고 다니는 걸 보니 진짜 행복한 모양이라고. 그 얘기를 듣고 정은씨는 과정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행복의 마음을 듬뿍 담은 정은씨의 기름에는 ‘행복한 정은씨’라는 이름이 붙었답니다.